About White Manta
첫날 아침, 엔진 소리가 멈춘 고요 속에서 눈을 떴다. 객실에서 나와선 바다 안개와 강한 인스턴트 커피 냄새가 섞인 공기를 마셨다. 와야그의 거친 석회암 섬 윤곽 뒤로 하늘이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었고, 몇몇 손님들이 얇은 담요를 둘러쓴 채 상갑판에 모여 말없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현실을 벗어난 지도 속 세계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그때, 끝이 깨진 머그잔을 건네며 누군가 미소 지었다. 비로소 깨달았다. 이건 명함용 사진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있는 풍경이었다.
화이트 만타는 46미터 길이의 세심한 설계가 돋보이는 피니시다. 화려함보다는 기능성에 집중했다. 전용 욕실이 딸린 14개의 객실이 있으며, 우리는 메인 데크에 있는 트윈 베드 객실에 머물렀다. 놀라울 만큼 강력한 천장 선풍기와 바다 바람이 스며드는 창문이 있었다. 에어컨은 없지만, 공기 흐름이 잘 설계되어 있어 쾌적했다. 공용 공간은 넓지만 텅 빈 느낌은 없었다. 식사용 긴 테이블에선 서로 다른 그룹 사이에서도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그늘진 로어 데크의 데이베드는 바다를 향해 있었으며, 상갑판은 전망을 위한 선베드와 360도 조망만이 전부였다. 바다 상태가 잔잔할 땐 그곳에서 아침을 먹었다. 볶은 바나나, 삶은 계란, 진한 커피를 들고 선실 앞에서 날아가는 물고기를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첫 다이빙은 새벽 직후 케이프 크리에서 시작했다. 예상보다 차가운 수온과 살짝 감도는 조류 속에서 하강하자마자, 절벽 아래 움푹 들어간 공간에 워비건 상어가 말려 있었다. 곧이어 색을 바꾸며 움직이는 미믹 문어의 푸른 빛이 스쳐갔다. 우리를 안내한 파푸아 출신 다이브 가이드 다니엘은 장갑 낀 손으로 조용히 신호를 보냈다. 고르기아 산호 위, 겨우 눈에 띄는 두 마리의 난쟁이 해마였다. 각 다이빙 포인트마다 고유한 리듬이 있었다. 새디니 리프에선 은빛 미끼 떼가 떼로 몰려 흔들렸고, 아르보렉 젯티선착장선에서는 머드 다이빙을 하며 별가루를 뒤집는 하르레퀸 새우를 발견했다.
선상으로 돌아오면 뷔페식 점심이 준비됐다. 그릴에 구운 마히마히, 찐 밥, 라임이 든 파파야 샐러드. 갤리는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유지했다. 샤워는 뜨거운 물이 일정하게 나왔고, 수건은 매일 오후 조용히 교체됐다. 어느 날 밤, 무인도 근처에 정박한 후 야간 스노클링을 나섰다. 움직일 때마다 바닷물은 생물 발광으로 반짝였고, 마치 별 사이를 헤엄치는 기분이었다.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승무원들조차 수영장 플랫폼에서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다.
마지막 날은 미수울 일대에서 보냈다. 부 윈도우스에서 긴 드리프트 다이빙을 마치고, 선글라스 없이는 눈을 뜨기 어려울 만큼 흰 모래사장에서 비치 바비큐를 즐겼다. 다른 보트는 단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 그날 밤, 누군가 기타를 가져왔다. 누구도 훌륭한 가수는 아니었지만, 오래된 팝송 몇 곡을 틀어 틀린 가사로 웃으며 모두 함께 불렀다. 완벽하진 않았다. 그보다 더 좋았다.










